남자친구와 단 둘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여자친구를 만나 함께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우루루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영화를 보기도 하구요.
제가 여자이다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았습니다. '에이, 그걸 이제야 알았어?' 하셔도 전 모릅니다. 여자니까요. (이러면서 은근슬쩍 핑계 대며 넘어가기)
"오빠랑 제일 친한 수근이 오빠. 단둘이서~ 유후~"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헐!' 이라고 내뱉는 남자친구의 반응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설마 오빠도 남자끼리 영화관에 가는 걸 싫어하나? 싶어서 말이죠.
전 남자가 남자끼리 영화관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 생각지 않고 일부 몇 남자들의 견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만난 남자 후배 녀석도 어떻게 남자끼리 영화를 보냐며 되물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왜? 여자끼리는 남자들만 보는 액션 영화라도 잘 보는데…"
"헐… 누나…" -_-
'내가 다수의 의견과 소수의 의견의 비중을 거꾸로 알고 있었던가' 싶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싫어?"
"뭔가… 느낌이 게이 같지 않아요?"
"에이, 다들 영화 보느라 그런 거 신경도 안 써.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잖아."
"영화 끝나고 나면?"
"아, 환해지는구나? 그럼, 환해지기 전에 뛰쳐 나와."
"극장에 저희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옆 사람이 나가야 저희도 나가죠."
"+_+아하!!!"
베가폰 행사를 마치고 함께 만난 블로거분과 함께 홍대에 위치한 만두전문점에 가서 만두를 먹고, 또 근처에 위치한 빙수집을 갔습니다. 100% 국산팥이라고 강조를 하셔서 '와!' 하며 찾아갔었는데요. "헉!"
만두전문점에서도 그랬지만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이 많아서 이번에 장만한 DSLR로 신나라 하며 찍고 또 찍었습니다.
"아, 여기 너무 예쁘네요."
"엥? 왜요?"
"이렇게 예쁜 곳에 남자끼리 오는 건 좀 그렇잖아요."
"왜요? 그냥 빙수 먹는 건데."
"뭔가 이렇게 예쁜 곳에 남자 둘이서 오면 칙칙하다 랄까. 오늘은 버섯공주님이 있어서. 하하."
얼마나 배를 잡고 웃었는지 모릅니다.
"누나. 그냥 딱 그림을 그려 보세요.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남자끼리 영화보고, 남자끼리 빙수 먹고, 아, 이 와중에 청계천까지 걸으면."
"여자끼리는 되고, 남자끼리는 안 되는 거야?"
"그냥 시선이 좀 이상한 거죠. 한 명이라도 여자가 끼어 있어야…"
지난 주말, 친구를 광화문역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바로 인민미술관에 가기 위해서였죠.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곳에 위치한 와플이 맛있다고 하여 찾아 갔습니다. +_+ 하하.) 친구들을 만나 맛집을 찾아 다니고, 맛있는 찻집을 찾아 나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만나면 늘 끊임없이 이야깃거리가 샘솟는 듯 합니다.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소재거리 하나만 물면 그 뒤는 일사천리로 엮이고 엮여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그러던 중 광화문역 바로 옆에 청계천이 있다는 생각과 함께 불현듯 얼마 전, 후배의 그 말이 생각나 친구와 함께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친구에게도 먼저 찾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며 저녁을 건 내기까지 하고선 말이죠. 정말 신기하다 싶을 만큼 남녀 커플이 가장 많았고, 여자끼리 함께 거닐거나 다수가 함께 거니는 모습은 많이 봤지만, 아무리 둘러 봐도 남자끼리 함께 나란히 걷는 모습은 찾기 힘들더군요.
"아빠와 아들이잖아. -_-"
"아하하하하. 그러네."
"누나, 빨리 소개팅 시켜줘요. 최근에 영화 본 기억이 없어."
후배 녀석의 이 말을 무심코 흘려 들었는데, 왜 최근에 본 영화가 없다고 이야기 했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_+
& 그냥 후배에게 들은 이 이야기가 너무 웃겨서 웃고 넘어가는 소재로 쓴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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