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소개팅을 해도 좀처럼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한 친구의 말에 다시금 이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어떠한 요구 사항에 대해 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거절할 수 있는 여자와 좀처럼 자신의 견해를 소신껏 밝히지 못하고 거절 못하는 여자 말이죠.
"음"
"넌 남자친구와 만나면서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분명하게 말하는 타입이잖아. 나도 좀 그런 여자 만나고 싶어. 내가 이야기 하면 무조건 좋다고 하지 말고."
"그래서 넌 지금 거절하는 여자 찾는 거?"
"어?! 그건 가봐. 뭔가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말 할 수 있는 사람. 싫으면 싫다고 아니면 아니라고 거절 할 수 있는 여자."
"극단적으로 제일 빠른 방법은, 널 사랑하지 않는 여자 만나면 되겠다."
"뭐?"
"내가 너한테 딱 잘라 거절할 할 수 있는 건, 나에겐 남자친구가 있는데다 내가 널 이성으로 느끼지 않아서이기 때문이고, 소개팅 그녀들이 널 딱 잘라 쉽게 거절 할 수 없는 건 그만큼 널 이성으로 느끼고 호감을 갖고 어느 정도 설레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너한테 관심도 없고 싫으면 네가 아무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도 모두 다 거절할 걸."
소개팅을 여러 번 하면서도 번번히 상대 여자에 대해 '별로' 라고 일관하던 남자 동기가 하소연 하듯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 설레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앞서 포스팅 한 여우처럼 똑똑하게 연애하는 방법에도 언급했지만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 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독심술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당시 함께 본 영화가 '300' 입니다. 최강의 비쥬얼을 자랑하던 영화 300이라 할지라도...
당시 상영시간 116분이 제겐 상당히 지루하고 지루했습니다. 몸짱이 한 둘도 아니고, 여러 명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좀처럼 집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여자친구들끼리 봤다면 "꺅!" 거리며 화려한 비쥬얼을 만끽하며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말이죠.
오히려 영화보다 간혹 야한 장면이 나오면 제 눈을 가려 주는 남자친구의 손에 오히려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몸을 보며 '멋있다!'를 외치기 보다 제 눈을 가려주는 남자친구의 손에 '멋있다!'를 외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제 눈에 콩깍지가 씌어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벗겨지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남자친구의 손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재미있었냐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재미있었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재미를 느낄 새도 없이, 줄거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영화인데 말이죠. 막상 보고 싶었던 야한 장면은 남자친구가 손으로 가려주는 바람에 보지도 못했… 응?) 지금은 어떤 영화 보고 싶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공포 영화나 징징 우는 영화는 싫어." 라고 분명히 제 생각을 전달하고 제가 보고픈 영화는 이것, 이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말이죠.
그럼 전, 처음엔 거절 못하는 여자였고, 지금은 거절하는 여자가 된 걸까요? +_+ 응???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고 거절할 수 있는 여자'를 찾는다는 그 친구의 말에 제가 냉소적으로 대답한 이유는 단순히 첫 소개팅 자리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전부인냥 판단해 버린 태도 때문입니다. 오히려 첫 소개팅 이후, 재차 그녀를 만나며 그녀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난 후 그렇게 이야기 했더라면 또 달랐겠지만 말이죠.
거절하는 여자 VS 거절 못하는 여자, 처음부터 그 여자가 거절하는 여자였고, 거절 못하는 여자인 것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어떠한 상황이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혹시, 첫 만남의 자리에서 그녀, 혹은 그의 모습을 전부인냥 판단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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