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솔직히 집안에 남자 형제가 없고, 남자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해 남자의 심리나 남자의 욕구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연애와 이별을 경험하면서도 단순히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과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서만 고민했지, 엄연히 성별도 다르고 심리도 다른 남자와 여자라는 존재로 받아 들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남자의 심리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오호- 그런 점에서는 남자친구에게 무척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기도 한데요?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하는 남자 고등학생 과외를 간다던 저를 뜯어 말리던 남자친구,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자취하는 남학생 집에 한밤중에 과외하러 간다는 게 말이 돼?" "남자는 나 빼고 다 늑대야!" 라며 자신도 늑대면서 자신은 빼고 다 늑대라고 하는 말에 처음엔 얼마나 '피식' 거리며 웃었는지.
"그냥 열심히 공부하려는 고등학생일 뿐이야" VS "학생은 남자 아니야?"
이 때문에 서로 말다툼까지 하고서 과외를 갔는데 -_-;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남자친구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더군요. (관련글 : 남자는 다 늑대?! 꼬맹이로만 봤던 과외학생)
내가 한밤 중에 돌아다니건, 다른 남자친구들을 만나건 상관없다는 식의 '방목형 연애'만 하다 보니 연애를 하면서도 남자의 심리에 대해 제대로 알 기회도 없었고, 알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제가 모르는 것은 하나하나 자상하게 알려주는 남자친구의 남자 심리교육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응?)
"여기 좀 봐. 구멍 난 것 같은데, 뒤쪽이라 보이지 않아. 구멍 났어? 구멍 났지?"
뒤로 돌아서 치마를 걷어 올리며 스타킹에 구멍 난 것 보이지? 하며 확인 사살을 하는데 남자분도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뭐라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시더군요. 실제 '이게 뭐 어때서?' 라는 생각으로 남자 앞에서 편안하게 행동하는 여성분들이 있습니다.
분명 아마 그 여자분도 한때의 저처럼 그저 '여자'와 '남자'라는 생각보다는 '같은 사람' '직장동료' 라는 느낌으로만 상대를 대했기에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을 '이 여자,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지?' 라는 생각에 이어 이런 상황이 거듭 연출된다면 여자가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남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습니다.
퇴근 후,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와중 4명이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목소리가 워낙 커서 듣지 않으려 했는데 들리니 절로 귀 기울여 듣게 되더군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둘이 사귀는 거 맞지?"
"사귀는 사이 아니라니까요!"
"근데 왜 집으로 초대를 해? 한밤에?"
"그래. 정말 그 남자 좀 이상하다. 그 남자가 왜 널 집으로 초대해? 조심해!"
"내 생각도 좀 그래. 다음에 간다고 그래."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잘 아는 사이에 남자 집에 가는 게 뭐 어때서요?"
그러고 보면 한편으로는 정말 순수한 의도로 남자가 여자를 한밤 중에 초대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속 '그래도…' 를 생각하게 되는 제 마음은 -_-;; 어쩔 수가 없네요.
제 동생이나 제가 아는 분이 그 상황에 놓여져 있다면 뜯어 말리고 싶은 기분인데 말이죠.
아마 저 분은 '한밤 중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여자가 간다' 라고 바라보는 주위 시각과 달리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남자가 나를 먼저 불렀다' 라는 생각에 설레고 또 설레어 하며 들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작 남자는 다른 의중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특히, 결혼 후 어린 아이들은 모두 고이 잠재운 채, 부부 사이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그게 그리 좋아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술자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인으로부터 들은 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쇼킹했습니다. 옆 집 아이가 미성년자인데 속도위반으로 아이를 가져 결혼식은 생략하고 양가 인사만 하고 일단 쉬쉬하며 혼인신고를 했다는 이야기였는데요. (그나마 아이를 지우라고는 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_-;) 미성년자인데 어쩌다 아이를 가졌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술 좀 저렴하게 먹으려다가!' 라는 말로 시작을 하더군요.
아이를 가져 양가 인사를 하고 혼인신고 절차를 밟긴 했지만 서로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는 말에 또 한 번 놀랬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어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연인 사이가 아니며, 온라인 상에서 알게 되어 함께 만나 술잔을 기울이다 호프집에서 비싸게 술을 사 마시는 것 보다 술과 안주를 사서 모텔에서 먹는 게 더 편하고 저렴하다는 합의를 하고 모텔로 향했다고 하더군요. 후덜덜.
뒤늦게서야 '정말 술만 마시려고 했다. 그리고 정말 술만 마실 줄 알았지. 그렇게 될 줄 몰랐다.'라는 말을 했다더군요.
남자아이가 '응애' 하고 태어나면서부터 '난 변태야' '난 변태 아니야' 라고 구분 지어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난 앞으로 성범죄자가 될 것임!' 혹은 '난 어떤 여자가 먼저 다가와도 성욕은 절대 없을 것임!' 하고 외치며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학창시절, 성교육이랍시고 생식기에 대해 참 열심히도 교육 받았습니다. 정자, 난자를 여러 번 외치며 -_- (요즘 아이들도 성에 대해서 빨리 눈을 떴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 성이라는 것이 남녀의 성관계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_-;;)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은 남녀관계의 제대로 된, 현실적인 성교육은 물론이거니와 남녀심리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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