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그래도 남자친구랑 이야기 나누는 게 더 좋잖아."
"아니야. 너랑은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 맞장구 치고 동조하잖아. 남자친구는 안그래."
"응?"
"내가 직장 동료 때문에 답답해서 힘들다고 이야기했더니 그래도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날 더 다그치는거 있지?"
"아, 정말 친근하다. 크크. 맞아. 그러고 보니 남자친구도 그랬었는데."
사회생활을 할 땐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득(得)인 경우보다 실(失)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화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보다는 최대한 그 감정을 억제하고 잘 조절하는 것이 사회생활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하니 말이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재밌다는! +_+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생기는 그러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억누르고 있으면 화병이나 우울증에 걸리지도 모릅니다. +_+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운동을 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술로 풀기도 하나 봅니다. (때로는 먹는 것으로... 응? 저요!)
특히, 여자들끼리의 이러한 이야기를 나눔에 있어서 포인트는 끝없는 맞장구와 끄덕임, 귀기울임입니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듣고 싶어서도 아니고, 그 상황에 대한 일목요연한 요약을 기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어머!" "정말?" "어떡해!" "너가 힘들었겠다!" 와 같은 당시의 그 감정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게 당시의 감정을 나누고 동조하는 것으로 '내 친구' 내 편' 이라는 것에서 더욱 동질감을 느끼고 교류하며 우정을 쌓아가곤 합니다.
"음, 왜?"
"정말 그래서 그런걸까?"
"음. 근데 말이야."
정작 제가 이야기를 꺼내면서 기대하는 건 단 하나. 내 편!
하지만...
"…"
"왜 씩씩거려?"
"내 편 해줘야지!"
"무슨 소리야.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어. 난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나도 그런건 다 알아! 내가 그런 걸 몰라서 이야기 꺼낸 게 아니잖아. 그런걸 떠나서 오빤 내 편 되어줘야지!"
남자친구의 현실적인 분석과 조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럼 어떡해? 회사 그만 둘거야?" "그런데 군대에서는 말이야." 로 넘어가면서 꾹꾹 참고 있던 울분이 터져 나와 꽥! 질러 버렸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남자친구에게 "오빠, 여자는 말이야...그런 현실적인 해결책을 바라고 하는 말이 아니람 말이야." 라며 여자가 기대하는 대답을 읊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남자친구는...
"그런데 말이야. 그 때, 네가 조금만 더..."
"으응..." (찌릿)
"아, 이 쯤 되면 이야기 해야 되는거지? 난 버섯편! 어떤 상황에서건 난 버섯편! 어이쿠! 걔가 나쁘네!"
이런 어설픈 남자친구의 동조만 남아 있을 뿐... -_-;;;
어설픈 동조라 할 지라도 여자친구 입장을 배려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 고맙습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이기도 하구요. ^^
"난 저 스카프가 더 예쁜 것 같은데?"
"음. 근데, 저건 밝은 색이어서 때가 쉽게 탈텐데."
"아, 그렇지. 그럼 저게 더 낫겠다."
"응. 그치?! 나도 저게 더 나을 것 같애!"
"근데... 왜 물어 봤어?"
"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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