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길을 걷다 보면 제 눈은 바빠집니다. 요즘 부쩍 연예인 못지 않은 예쁜 외모와 멋진 몸매로 길거리를 활보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진 것 같아요. 쇼윈도에 비치는 예쁜 옷, 예쁜 액세서리도 제 눈을 사로잡긴 하지만 역시 길거리의 아리따운 미녀들만큼 제 눈을 사로잡는 것 없지 싶습니다. 으흐흐. 저 여자 맞습니다. 남자친구 손을 꼭 잡고 길을 걷다가도 예쁜 여자만 지나가면 남자친구에게 표가 나지 않게 슬쩍 곁눈질로 여자의 외모를 눈도장 찍곤 합니다. 하악! 하악!
"나? 오빠 보고 있잖아."
저도 센스 있게 이글이글 불타는 시선으로 남자친구를 보며 '나 지금, 오빠 보고 있잖아.'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말이죠.
남자친구는 제가 옆에 서 있는 남자가 아닌, 같은 여자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난 반 진심반으로 "너! 나한테 집중 안하고, 누굴 보고 있었던 거야? 이민호라도 지나간 거야?" 라고 말을 툭 던지곤 하는데 제 눈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이더군요. 남자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구나- 싶을 만큼 말이죠.
정말 질투가 나면 질투가 난다는 것을 연인 사이에 애교 있게 표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듯 합니다. 버뜨! 연애 초기부터 이렇게 서로 장단이 잘 맞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나. 해서는 안될 행동 - 구구절절 토로하기
둘. 해서는 안될 행동 - 난 질투의 화신. 건드리지마!
'지금 나, 질투의 화신이야! 건드리지마!' 와 같은 표정이나 행동임에도 "왜 그래?" 라고 물으면 "내가 뭐?" 혹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 말이죠. 정말 소소한 질투심 하나가 싸움으로 번지기에 딱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애 초기의 삐걱거리는 상황을 지나 오늘의 우리 커플이 용케도 살아 남았네요. 하핫. 그런데 솔직히 우리 커플의 경우, 질투를 하는 상황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 일단, 연애 초기와 달리 지금은 함께 지내온 시간만큼이나 서로에 대한 믿음이 무척이나 크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상대가 질투심이나 오해를 할 만한 상황 자체를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
"응"
속마음 : 같은 연구원에 나이 많은 누나가 있구나
"그래? 좋겠네."
"하하"
속마음 : 그 누나가 남자친구에게 호감이 있나 보지?
"내가 좀 멋있긴 하지? 자꾸 싫다고 하는데도 그 누나한테 연락이 와. 어떡하지?"
"어떡하긴?"
몇 번 그 말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헤어짐을 고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하자마자 친구들 반응은 '단순히 질투심 유발이었던 거 아냐?' 라는 쪽과 '뻔하네. 바람둥이는 어쩔 수 없어.' 라는 쪽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결론은?
저와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그 누나와 사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전 이별을 택했지만 반대로 단순히 질투심 유발이라 생각하고 남자를 붙잡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죠. 다시 그 상황에 돌아간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이별을 택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한참 후에야 들은 말은, "너 그때, 나 사랑했던 거 맞아? 왜 질투도 안 했던 거야? 왜 붙잡지도 않아?" 라는 말이었지만 그저 말없이 웃었습니다.
사랑하는 사이에 질투심을 유발하여야만 그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걸까요? '누가 나보고 좋다고 그러네' 혹은 '누가 나한테 자꾸 연락해' 라며 그런 상황을 고스란히 중계라도 해주듯 이야기를 하며 사랑하는 이에게 '질투심 유발'로 포장한 '상처'를 주기 보다는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또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죠.
그런데 이런 과거의 연애 행적(나 예전에 누구와도 여기 왔었는데, 그땐 어쩌구...)을 인위적으로 언급하며 질투심을 유발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묻곤 하는 질문이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소중한건가요? 아님, 과거의 그 사람이 더 소중한가요?" 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사랑하는 사이, 연애는 서로의 사랑만큼이나 그 이상의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이지, 절대 그 사랑을 테스트하며 밀고 당기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인이 되기 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혹은 나에게 마음을 보이지 않는 그에게 불타는 마음을 지펴주기 위해 하는 질투심 유발은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통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연인이 되어 서로의 믿음을 쌓아가야 하는 시기에 어설픈 질투심 유발은 겨우 한층 한층 쌓아 올렸던 믿음을 한순간에 무너지게 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알아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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