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우리 커플은 주로 만나면 술 마시면서 이야기 많이 나누거든. 너네 커플은 뭐하면서 놀아?"
직장 동료가 뜬금없이 장기간 연애 커플인 만큼 지겹지 않냐고, 술도 마시지 않는데 그런데 어떻게 거의 매일 보다시피 연애 하냐고 뭐하며 데이트 하냐고 묻더군요. 저희 커플은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술을 마실 줄 몰라서 술 마시지 않고 데이트 하는 것이 당연한 반면, 동료 커플은 서로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다가 서로 마음이 통해 연애를 한 커플인지라 술을 마시지 않는 커플이 뭐하고 노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너네 커플은? 만나면 술 마셔?"
잠시 서로의 커플의 데이트 방식을 물어보다 웃음이 터졌습니다. 뭐하고 노냐는 질문에 한 마디로 압축해서 이야기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말이죠.
우리 커플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포켓볼, 사구, 볼링, 탁구와 같은 활동적인 종목으로 함께 놉니다. "한 큐에 끝내주마!"
결국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정한 종목으로 겨루자고 합니다. 남자친구가 이기는 바람에 볼링장으로 향합니다. 남자친구가 볼링은 이렇게 쳐야 된다며 자세를 교정해 주고 알려줍니다.
이럴 때 잘 웃어 주고 잘 받아 줘야 합니다. "아, 역시, 오빠가 볼링을 잘 해. 난 도저히 못 이기겠어." 그래야 좀 봐주면서 치거든요.
남자친구가 기분이 많이 안 좋은가 봅니다.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봐요. 악쓰는 노래방으로 향합니다. 손에 익은 무선 마이크를 들고서 그럴싸한 포즈로 늘 불러주는 '우워우워우어' 하며 악쓰는 남자친구를 향해 '잘한다' '멋있다' '오빠 가수 해도 되겠어' 라는 기분 좋은 멘트를 날려 줍니다. "내가 불러서 100점이 안나오면 기계가 고장난거야!"
결국, 내기에서 이긴 남자친구가 오는 주말에 어린이대공원에 가자고 합니다. 메뉴는 가볍게 유부초밥으로 정했습니다. 또 다시 내기입니다. 누가 더 맛있게 싸오는지, 큰일입니다. 요리는 저보다 남자친구가 더 잘하는데 말이죠. -_-
저녁을 모처럼 거하게 해결하고 나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드게임을 하거나 피씨방에 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라임(건대입구역 인근 데이트 코스 추천!)은 우리 커플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외관은 좀 허름하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재미와 운치가 있어 좋습니다. 음료의 값만 지불하면 음료를 마시며 보드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내겐 조커가 있어. 흐흐흐"
피씨방에서 스타를 할 때면 테란이 주 종족인 남자친구에게 반드시 랜덤 종족을 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제가 유리하거든요. 이번 게임 절대 지면 안됩니다. 게임방비를 내야 하거든요. (고작 2천원. 그래도 내기할 땐 금액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죠. 이 악물기!)
간단하게 뭐하고 노는지 이야기를 해 주고 나니, 동료가 가만히 듣고 있다 한마디로 압축해 버리더군요.
"어? 실컷 어떻게 데이트 하는지 이야기 해줬더니 한 마디로 압축해 버리네."
"하하. 커플끼리 닮아 가는 건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건지. 너네 커플 취향이 같구나. 신기하네. 하하. 우리커플은 한마디로! 술마시면서 놀아. 띵띵띠딩띵."
물론, 여느 커플이 그러하듯, 함께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극장에 갈 때 저희 커플은 팝콘, 나쵸와 음료가 주가 되는 반면 동료 커플은 오징어와 맥주가 주가 되더군요. 또 저희 커플이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논다면 동료 커플은 한강변에 앉아 한강을 보며 캔맥주를 즐긴다고 합니다. ^^
좋아하는 것이 비슷하고 마음이 잘 통하니 커플 각자의 나름대로의 개성을 살려 도란 도란 멋진 연애를 하는 듯 합니다. ^^
"..."
"왜 대답이 없어?"
"...내기 해서 너가 이기면 그렇게 하자."
+ 덧) 어라? 닮은 사람끼리 연애하는 게 아니라 연애하다 보니 닮아가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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