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12월 2일), 효재에 다녀왔습니다. 이효재 선생님댁이죠.
미용종가 토탈케어 출시기념 이벤트 런칭쇼를 다녀온 것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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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재가 누구...? 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이효재 선생님은 자연주의 살림꾼으로 유명하시기도 하며 한복디자이너로도 유명하시죠. 그러고 보니, 1958년생이셨군요. 헉! 나이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셨는데...
이 날, 성북동은 처음으로 가 보았네요.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길상사' 앞에서 내리면 길상사 맞은 편이 바로 이효재 선생님의 댁이랍니다. 너무나도 으리으리한 규모에 놀란데다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성과 같은 느낌이어서 새롭기도 했습니다.
효재는 “본 받는 집”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집에 가훈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마음속으로 꽤나 ‘뜨끔-‘ 하더군요. 머리 속을 맴도는 한 글귀 “정직하게 살자” 어렸을 적, 가족 신문을 만들 때에나 볼 수 있었던 가훈.
“본 받는 집” 이라는 의미를 알고 나서 다시금 주위를 둘러 보니 정말 모든 것이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가 없을 만큼 반듯하고 깨끗하더군요. 이효재 선생님은 “이것도 병”이라고 표현하셨지만,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너무나도 으리으리한 저택에 들어서니 절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신발을 벗고선 가방을 들고 들어서려는데 현관 입구 우측에서부터 가지런하게 놓여져 있는 가방과 코트를 보고 저도 덩달아 가방과 코트를 내려놓았습니다. 효재 선생님께서 코트며 가방을 그 곳에 내려놓으라고 하신 것이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어느 집이든 초대를 받게 되면, 신발을 벗어 놓고, “가방은 어디에다 두면 될까요?” 라고 한번쯤 물어보는 것도 센스라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처음엔 의아하기도 했으나, 내가 손님을 초대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손님이 나에게 그렇게 질문하면 어떨까- 라고 다시 바꿔 생각하니 그 의미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초대를 받아 집을 방문하게 될 경우,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들쑤시는 것이 습관처럼 남아 상대방의 집에서도 그러한 실수를 많이 하는 분을 봤다고 언급하시며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한 기본적인 예의를 몇 가지 알려주셨습니다. (어렸을 적, 친구를 제 집으로 초대해 함께 놀려고 할 때면, 찾아온 몇몇 친구가 제 책과 일기장을 뒤지듯이 어질러 놓는 친구들 때문에 꽤나 속이 상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런 기억, 한번쯤 있으시죠?)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놓치기 쉬운 이야기이기도 했죠.
익숙하게 회사에 출근하면 자연스레 엉덩이를 의자에 바짝 붙여 앉고서는 앉자 마자 다리를 꼬기 바쁩니다. 한 손에는커피 한잔을 들고 말이죠.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에 살포시 올렸을 때의 그 편안함이란… -.-
이효재 선생님은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가 더욱 신경을 써서 고쳐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골반이 틀어지고 자세가 나빠짐은 물론이며, 상대방 입장에서 보기에도 썩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더불어 습관적으로 행하는 팔 꼬기, 어딘가에 서 있을 때도 다리 한쪽에 기대어 서는 행동 등을 언급하셨습니다.
이효재 선생님 옆에 서 계셨던 여자분 또한 이효재 선생님과 더불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효재 선생님을 도와 이런 저런 도움을 행하면서도 줄곧 꼿꼿한 자세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옆에 서 있는데, 아름답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많은 행사장을 다녀봤지만, 간혹 무대 뒤 편에서 대기하고 있는 분의 대다수가 팔을 꼬고 서 있거나 무대 아래에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경우를 많이 봐왔는데 말이죠. 솔직히 그 행사장에 참여한 사람들도 무대만을, 주인공만을 의식하여 보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어쩌면 무대 뒷편, 무대 아래 그 사람들은 ‘난 주인공이 아닌데, 어느 누가 나를 보기나 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있어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외모가 예쁜 것, 혹은 심성이 착하고 고운 것- 이렇게만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날, 이효재 선생님의 강연을 통해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단순히 타고난 외모나 타고난 심성이 아니라, 노력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매너, 기본 예절이라는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검정고무신도 왜 이렇게 멋들어져 보이는걸까요
제가 사뭇 반성하게 된 것은 '우리의 것'에 대해 너무 소홀히 여긴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와인의 종류나 와인 마시는 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책이나 인터넷 정보를 통해 습득하려 노력하는 반면, 정작 우리의 것인 차의 종류나 차를 마시는 법에 대해선 통 모르니 말입니다. =.= 반...반성합니다.
차를 마시고 이곳 저곳을 찍기 바빴습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오니 말입니다.
실생활에 실제 사용하고 생활용품을 응용하여 다양하게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얀 벽면과 상당히 잘 어울리죠?
이효재 선생님 댁을 둘러보면서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세라 뚫어져라 눈에 담고 마음 속에 담았습니다. 조그마한 소품 하나하나도 이효재 선생님의 손이 닿으면 마법에 걸린 듯 고와지고 더 세련되어 지니 말입니다. 다양한 소품 중 유독 눈에 자주 띄는 소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자기입니다.
이 날, 이효재 선생님과 함께 직접 보자기를 활용하여 다양한 소품을 포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미세하게 '효재'라고 쓰여져 있는데다 학이 날아가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상당히 예쁘더군요. 저는 이 다양한 색상 중, 남색 보자기를 택했습니다. 남색 보자기와 노란 고무줄(흔히 볼 수 있는) 2개를 집어 들고선 포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이효재 선생님만큼 예쁘게는 되지 않지만, 계속 연습하다 보면 더욱 실력이 늘겠죠? 흐뭇-
길쭉한 사각형, 동글한 둥근 원형, 정사각형 등 다양한 모양에 맞춰 변형을 주는 법을 배웠는데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웠습니다. 보자기로 다양한 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효재처럼 손으로
이 날 보자기를 활용한 포장법을 배우고 집으로 와선 서랍에 박아 놓았던 오래된 손수건과 보자기를 꺼내기에 바빴습니다. 노란 고무줄 2개와 이 흔한 보자기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재로 재탄생 할 수 있다니 너무 놀랍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손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야말로 겉멋이 아닌 자연 속에 녹아 드는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끼고 제대로 체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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