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향한 묘한 끌림에 이어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되기까지 그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두근거림, 설렘… 이런 단어로 늘어 놓기도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니 말이죠.
남자친구와 길다면 길고, 그래도 짧다면 짧은 연애를 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곤 합니다. 서로의 눈으로, 서로의 목소리로 말이죠. 매일 봐도 반갑고, 매일 들어도 반가운 목소리인 듯 합니다.
언젠가 한번 남자친구에게 제게 반한 이유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에이, 왜 그래. 내가 먼저 물었잖아. 오빠가 먼저 말해."
"음… 난…"
"응. 뭐?"
왜 나한테 반했어? 예뻐서?
"웃는 모습이 예뻐서"
헙… '예뻐서'이긴 한데, 제가 기대했던 것과 약간 어긋나는 듯한…
순간, 웃는 모습이 예뻐서 반했다는 말에 그야말로 '얼음'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 어떤 대답을 기대했던 걸까요?
"응"
"얼굴이 예쁜 게 아니라? -_-"
"아, 난 얼굴 안 봐. 얼굴 예쁜 거? 그게 평생 갈 것 같니? 나이 들면 다 똑같애. 쭈글쭈글. 그리고 그런 외적인 건 언젠가 싫증 나기 마련이야. 사람은 외적인 것 보다 더 중요한 건 내면이야."
-_-
순간, 뾰루퉁 해져서는 저도 덩달아 "나도 얼굴 안 봐!" 라고 대답해 버렸습니다. 물론, 남자친구가 하고픈 말의 요점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죠.
"칫!"
'반한 이유, 괜히 물어 봤다' 라는 생각에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으니, 좀 전까지 다 이야기 하지 못했던 반한 이유에 대해 남자친구가 뒤이어 이야기 해 주더군요.
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어 주는 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고. 자신이 내뱉은 정말 별 것 아닌 소소한 말에도 귀 기울여 주고, 정말 재미없고 썰렁할 수 있는 이야기에도 박수를 치며 꺄르르 웃어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고 말이죠. 한 여자의 웃음이 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고. 그 여자의 웃음을 더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싶어서 연인이 되길 욕심냈는데 연인이 되고 나니 이제는 그 여자를 더 오래 웃게 해 주고 싶어서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요즘 회사생활로 힘겨울 때에도 저를 만나고 데이트를 하다 보면 언제 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냐는 듯, 연애라는 것이 일상 속 상큼한 비타민과 같다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또 다시 '반한 이유 물어보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이놈의 변덕)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연인 사이임에도 막상 서로가 왜 좋아하는지, 왜 반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묻게 되는 상황도 잘 오지 않을 뿐더러 괜한 민망함에 물어보지 않게 되는데요.
연인 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반한 이유를 알고 서로의 마음 속에 새겨둬도 오래오래 예쁘게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제 미소에, 웃는 모습에 반했다고 하니 좀 더 자주, 예쁘게 웃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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