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문자 안 했어?
왜 전화 안 했어?
요즘은 이러한 이유로 싸울 일이 없지만, 한 때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한 때, 그렇게 다투었던 우리 커플을 생각나게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가 근심이 가득 차다 못해 슬퍼 보이는 얼굴로 물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전화 한 통화 할 시간이 없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없어?”
“너 남자친구 집중력 강하다고 했잖아. 그치? 집중하다 보니 잠깐 잊었나 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을 생각해 내고선 최대한 좋게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너네 커플은 하루에 얼마나 자주 연락해?”
“글쎄. 세어보질 않았으니. 때에 따라 다르지.”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연애 한지 1년쯤 되던 때, 연락이 뜸했던 남자친구에게 “미워-“ “나빠-“ 를 연발했던 한 때의 제 모습을 그 친구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혹은, 남자친구를 믿지 못해서? 아뇨.
그저 서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연락을 자주해야만 더 사랑하는 거야?”
“…”
“연락 자주 안 해도 만날 땐 우리 사이 좋잖아.”
“…”
“난 너처럼 폰 자주 보는 것도 아니고… 넌 폰 중독이야.”
“…”
“화장실 갈 때도 폰 챙겨가야 돼?”
“이 밥충아!!! 연락 자주 하지 않는 게 문제가 되냐고 따지지 말고, 그냥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연락 자주 하자고 그냥 꽉 안아주면 안돼?!”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한 황정음, 김용준 커플.
처음 등장할 당시, ‘황정음이 너무 기가 세다 혹은 나쁘다. 김용준이 너무 착하다’ 등등의 말이 많았지만, 저 또한 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연애한 듯 합니다.
만나기로 했는데 먼저 연락이 없으면 뾰루퉁- (절대 삐치려고 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입이 ‘툭’ 나옵니다=.=) 오히려 그 커플을 보면서 함께 등장한 다른 커플보다도 ‘우리 커플과 닮았다-‘ 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정말 별 것 아닌 일에도 감정 이입을 시켜선,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도 토라진 제 모습이 남자친구의 눈엔 뻔히 보였겠죠.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습관이나 행동을 서로 알아가게 되고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연락을 왜 자주 안 하냐’는 이유로 싸울 일은 없어진 듯 합니다.
핸드폰을 평소 자주 보는 저와 달리, 뭔가에 한번 집중하면 쉽게 빠져드는 남자친구. 연애 초기에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서 서운 하다- 는 말을 하곤 했는데 덩달아 저도 다른 취미생활에 빠져 부득이하게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하게 되니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절대 고의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너가 그때 이 기분이었구나? 흥'
이런 농담반 진담반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남자친구가 고맙기도 하구요. 서로의 습관이나 행동은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어느 누군가가 지적한다고 하여 쉽게 나아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나의 시간을 가지며 그에게 곤두 세웠던 촉각을 누그러 뜨린 채,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남자친구도 저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커플이다 보니 주중 보다는 주말을 이용하여 만나는 게 좋지 않냐는 질문도 종종 받습니다만, 저희 커플은 항상 주중에 만납니다. 주말엔 서로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주말엔 남자친구도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저도 주말엔 가족과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 남자, 나에게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데, 날 사랑하지 않는 가봐- 라는 고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쉽게 그 답을 가늠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남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당사자(본인)만이 그 해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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