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야?"
"너 좀 전까지 친구 있을 땐 목소리 중저음으로 깔고서 이야기 했잖아."
"내가?"
"응"
"아니야. 평소처럼 했는데?"
"아니야. 너 목소리가 변했어. 아까 친구랑 있을 땐 너 목소리가 완전 남자 목소리 같았어. 하하."
평소엔 피자가 나오면 늘 그래왔듯이 남자친구가 나이프로 가지런히 잘라 입안에 하나 넣어주면 저도 남자친구에게 한 입을 넣어준 후, 그때부터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합니다. 같이 식사를 하게 되면 항상 서로의 입에 먼저 넣어주고 나서 먹자는 남자친구의 제안으로 인해 줄곧 4년 간 이어져 온 어찌 보면 하나의 습관이 되어 버린 행동이죠.
평소 동성 친구들이나 선배, 후배 누구랄 것 없이 만나면 편하게 이야기 하고 저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편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네.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진 그 모습이 저의 본 모습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헌데, 남자친구를 오랫동안 만나 오면서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이들에겐 숨기고 싶은 저의 모습이 생겨버렸습니다. 바로 남자친구가 일컫는, '애교 가득한 목소리' 입니다.
솔직히 전 남자친구가 이야기 해 주기 전까지만 해도 인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을 통해 "너 그렇게 무뚝뚝해서 어떡하냐?" "남자친구가 너의 그 무뚝뚝한 매력에 빠졌구나?" "넌 정말 애교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어." 와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습니다. 여성스럽기 보다는 남성스러웠고, 애교가 많기 보다는 무뚝뚝한 사람으로 비추어 졌고, 저 또한 그게 저의 모습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혹여 다른 여자 후배들이 "언니~ 언니~ 전 이거 먹고 싶어요. 뿌잉-" 과 같은 애교가 잔뜩 묻어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저런 애교가 철철 넘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정말 같은 여자지만 깨물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쿨럭;)
주위에선 저를 보고 애교가 없다고 하는데, 남자친구는 제게 애교가 많다고 하니, 어느 말이 맞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친구가 가고 나니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는 남자친구의 표현처럼 상황에 따라 제가 그 모습을 제어하고 있나 봅니다. +_+;;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오빠, 나 저거 해 줘." "민경이(자신을 지칭)가 아파요." 와 같은 대사를 들을 때면 "어우. 닭살!!!" 하며 소리 지르곤 했는데, 가만 보니 어쩌면 그 닭살 돋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제가 남자친구에게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평소엔 무뚝뚝하고 여성스럽기 보다는 남성스러운 제가 한 남자에겐 한없이 여성스럽고 애교 가득한 사람이 되어 있으니, 연애, 사람 바꿔 놓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_+
'지금은 연애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 초보 VS 연애 고수, 당신의 선택은? (35) | 2010.05.25 |
---|---|
"첫 데이트에 할인카드 내밀면 여자가 싫어한다?" (15) | 2010.05.22 |
남자는 다 늑대?! 꼬맹이로만 봤던 과외학생 (135) | 2010.05.13 |
“우리 헤어져!” 한 때는 게임중독이었던 남자친구 (15) | 2010.05.07 |
20분 만에 남자친구와 봄나들이 포기한 이유 (8) | 2010.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