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날이 느는 것은 오바액션과 과한 표현력인 듯 합니다. +_+ 이전엔 미처 몰랐던 오바액션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응?)
"저녁 뭐 먹고 싶어? 탕수육 어때?"
"응. 좋아." (고개 끄덕이며 좋아하기)
"음, 돈까스 어때?"
"응. 돈까스도 좋아." (고개 끄덕이며 좋아하기)
"반응이 약한데? 그럼, 오랜만에 고기 먹을까? 삼겹살?"
"고기?! 응! 삼겹살! 좋아. 완전 좋아." (박수 치며 꺄르르 좋아하기)
연애 초기에는 그만큼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고, 마음껏 제 의사를 표현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보니 100만큼 표현할 수 있는 것을 10만큼만 표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서로를 알게 되고 친근해 지면 조금씩 그 표현력이 늘어나게 되죠. 음, 지금은 오히려 평상시 100만큼 표현하는 것을 남자친구를 만나면 200만큼 표현하는 듯 합니다.
기쁘면 더 기쁘게, 고마우면 더 고맙게, 좋으면 더 좋게.
남자친구가 건네는 조그만 선물에도 과하게 좋아합니다.
"이럴 때 보면 완전 애야, 애!"
"히히"
"좋아?"
"응. 완전 좋아."
반대로 다소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하게 되거나 고민을 이야기 할 때면 늘 더 힘줘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남자친구와 단둘이 있을 때에는 이러한 과한 표현과 오바액션에 서로가 깔깔 거리며 웃곤 합니다. 정말 아는 사람 중 누구라도 볼까봐 무서울 정도로 말이죠.
도심 한복판, 눈 앞에서 나비가 날아가던지 말던지 평상시엔 보고도 무신경하게 지나치는 반면,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그러한 나비조차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나비다!"
"어? 너, 찌찌뽕. 빨주노초파남보 빨리 찾아."
제 3자가 볼 땐 그저 오바액션에 과장된 표현, 그리고 유치짬뽕이죠. '나비가 뭐 어쨌길래' 라며 말이죠. 연애를 하면 유치해 진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중,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을 만나 길을 가다가 조금이라도 예쁜 것을 발견하면 "와! 너무 예쁘다!" 라는 말을 연발하곤 했습니다. (막상 본 것은 핑크 리본의 조그만 스티커임에도;;) "와. 저것봐!" 라며 별 것 아닌 것에도 과한 액션과 과한 표현을 서슴없이 했었는데 말이죠. 당시 어른들은 그런 저희들을 향해 "너희가 젊긴 젊구나. 한창 나이에는 떨어지는 꽃잎만 보고도 웃는다더니."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그 말이 와 닿지 않았는데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삼 어른들의 그 말씀이 떠오르곤 합니다. 정말 별 것도 아닌 것에도 친구들과 꺄르르 웃기도 하고 오바액션하며 좋아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 내에서 보내고, 만나는 사람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게 되는 자리가 잦다 보니 감정 표현을 함에 있어서 조금은 억누르고 지낸 것 같기도 합니다.
직장상사나 동료와 식사를 하고 나란히 걸어가는 상황에서 "와! 저 나비 좀 보세요. 너무 예쁘지 않아요? 우와~" 라고 하기엔 뭐랄까… 쩝… '저 분 그렇게 안 봤는데 조금 특이하시네' 혹은 '나비를 설마 처음 보는건가? 저 분 참 4차원이네' 라는 생각을 하진 않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니 말이죠. +_+
반대로 연인 사이에는 이러한 걱정하는 마음 보다 한 발 더 앞서는 마음이 있습니다. 바로 아무리 소소한 것이라도 사랑하는 남자친구(여자친구)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죠.
성인이 되고도 어렸을 때처럼 유치하게 굴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이 연애 하는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치함을 서로 받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겠죠? :)
"이것봐. 완전 웃겨. 나 이거 잠자리인 줄 알았어."
"이게 뭐야?"
"모기야. 모기. 웃기지?"
"..."
"버섯아, 재미있어?"
"뭐야. 남자친구는 재미있다고, 웃기다고 얼마나 웃어줬는데. 깔깔. 안웃겨? 웃기지?"
"역시, 연애를 하면 유치해져. 별 것 아닌걸로 재밌다고 웃고.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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