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는 매력을 100% 발산하는 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제 주위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왜 이런 친구가 남자친구가 없는 거야- 싶은 친구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기분이 묘합니다. 누가 이 매력을 알아봐줄까-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본인이 스스로 조울증을 앓고 있다고 표현하면서 홀로 노래방에 가서 신곡만 좌르르 부르곤 하며, 때로는 새벽 2시쯤 “넌 지금 행복해?”라는 질문을 서슴없이 하는 친구죠. (절대 술 취해서 전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하;)
문득, 이 친구와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소개합니다. ^^
EPISODE 1.
“무슨 일이야?”
“자기 내일 시험 쳐야 되니까, 시시때때로 전화 좀 해 달래. 30분 간격으로.”
“그게 무슨 말이야?”
“내일 시험이어서 날을 새야 하는데, 날 샐 자신이 없다면서 나보고 전화해서 잠 들지 않게 깨우라는 거지, 뭐. 여자친구 없으니까 아주 그냥 날 여자친구 대용으로 별 걸 다시키는구나.”
“깬다-“
“후-“
“그러지 말고 방 하나 개설해.”
“푸핫- 무슨 말이야?”
향우회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남자 선배가 시험기간이다 보니, 날을 새야 한다며 새벽녘 3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이 선배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답답하여 같은 향우회 모임인 캔디양(가명입니다)에게 하소연 하였습니다. 머리가 상당히 비상한 캔디양은 걱정하지 말라며 한 가지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 일은, 한 채팅사이트에 들어가 방을 개설하는 일이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방제 : 오늘밤, 너무 외로워요…
지금 바로 연락주세요. 010-888-14XX
캔디양의 조언을 얻어 바로 실행했죠. 그리고선 제 폰을 꺼둔 채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선배에게 연락이 왔더군요. 시시때때로 울리는 전화벨 덕분에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너무 자주 울려서 그냥 폰 꺼둔 채 공부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런데 폰 번호가 시시때때로 바뀌던데, 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끊었냐- 라는 말을 하며 좀처럼 감을 못 잡는 듯 했습니다.
선배를 깨우기 위해 후배들을 좀 풀었다며 농담 삼아 한 말을 진담으로 받아 들이는 듯 했습니다.
그 이후, 그 선배는 더 이상 그런 황당한 부탁은 하질 않더군요.
EPISODE 2.
10시가 다 되어갈 무렵, 캔디양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일이냐?”
“나 너가 좋아하는 바게뜨빵 사왔어. 나와서 같이 먹자.”
이 시간에 먹으면 살찌는데- 당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던데다 10시에는 기숙사 문이 굳게 잠겨 버리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문 잠길 시간인데…” 라며 부시시하게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니, 기숙사 경비원 아저씨께서 그 친구를 가로 막고 서 계시더군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네. 여기 다니는 학생이에요.”
“응? 여기는 여대인데? 그럼 혹시 여학생인가?”
“…”
익숙하게 겪어 왔던 터라 짧게 깎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친구는 웃고, 저 또한 넘어가게 웃었습니다. 그럴 만도 하죠. 짧은 스포츠 머리에 빨간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으니.
“여기!”
캔디양이 내민 것은 다름 아닌, 화통. 미술학과도 아닌 녀석이 왜 화통을 내미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화통을 열자,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바게뜨 빵과 생크림.
“나름 공대생의 미대생 따라잡기 정도?”
캔디양의 아이디어는 어디까지인지,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 바게뜨빵과 맞교환 한 것은 다름 아닌, 밤새서 한강변 걷기 입니다. 걷기를 워낙 좋아하는 친구였기에 같이 걸으며 이야기 나눌 친구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한강변을 오래 걸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_=
EPISODE 3.
남자친구와 다툰 후, 속상해 하며 캔디양을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 있던 중,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전화 받으면 싸울 것 같다는 저의 말에, 친구가 왜 그러냐며, 그럴수록 풀어야 한다며 자신이 잘 말해주겠다며 친구가 전화를 대신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친구의 그 한마디에 남자친구는.
“너 이 자식, 뭐야? 너 누구야?” 라는 아주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앞뒤 상황 판단하지 못하고 욱하는 남자친구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아주 큰 실수죠. -_- 덕분에 남자친구가 상당히 당황해 하며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를 하느라 남자친구와 전 싸움은 둘째 치고 상황 수습하느라 애썼죠.
네- 제 친구 목소리 아주 걸걸합니다.
외모? 네- 컷트 머리를 하고 있으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다소 헷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인트는 그만큼 정말 매력적인 친구랍니다. 어서 빨리 이 친구의 매력을 알아줄 남자가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네요.
^^
만나면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4차원적인 사고로 웃음을 잔뜩 주는 독특한 이런 친구, 너무 매력적이죠? 왠지 연애도 정말 재미있게 잘 할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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